2014년 5월 19일

20140520 Today's diray

어제 그제 전주에 갔다왔다.
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 네팔 기행문 쓰려고 들어왔는데 엄마가 정말 오랜만에 보낸 메일이 보였다. 오늘 아침에 보냈더라.
아래는 원문


***
다우야.. 이번 여행은 어땠니?
곰아줌씨? 라는 분이 - 기억나니. 오래되어서 엄마 생일 꽃다발 보내준 고성 사는.. 우리가 작아로 만났잖아
보내준 메일이네 
 공감!





제목: 고독한 삶...; "김연수 작가님의 『우리가 보낸 순간』, 부제가 ‘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 "

허희 : 김연수 작가님이 예전에 이상문학상 수상 소감문을 쓰셨을 때 이렇게 쓰셨어요. '그렇게 나는 글을 쓴다는 건 고독을 대면하는 일이라는 걸 평생 글을 쓰겠다는 것은 평생 고독을 대면해야만 하는 일이란 걸 알게 되었다.' 이렇게 쓰셨어요. 저는 이상문학상 작품도 좋았지만 이 구절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훌륭한 작가도 언제나 고독과 마주하고 있구나. 그리고 그걸 이렇게 솔직하게 고백하는구나. 이런 면이 저한테는 당시에 좋았거든요. 이렇게 소설을 쓴다는 것. 소감문을 쓸 때 특별히 작품이 아니라 소설 쓰기에 대해서 언급하는 이유도 궁금했거든요.
 
이현 : 여러 산문에서 그런 흔적들이 묻어나요.
 
김연수 : 그래요?(웃음) 제가 아직도 못쓰고 있는 소설이 있는데요. 그 소설을 쓰려고 포르투칼의 리스본에 갔어요. 리스본에서도 제일 서쪽에 벨렘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발견의 탑'이라고 있어요. 엔리케 왕자가 배를 동방에 보내려고 계속 보내는 거죠. 거기서 출정식을 하는 그 자리에요. 해가 뉘엿뉘엿 지는데 갑자기 센티멘탈해지는 거예요. 내가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혼자서 여기까지 왔나. 벨렘이라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여기 와서 내가 뭘 이루겠다고. 또 거기서 상상을 하고. 대체 왜 이러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굉장히 마음이 울적했어요. 소설 쓰는 게 되게 그런 일이구나. 혼자 이렇게... 말을 제대로 못하겠네요.(웃음) 울컥하는 게 있었어요. 한동안 어둠 속에 앉아있었어요. 소설 쓰는 게 거시기하구나. 그러다 돌아왔는데 수상 소식을 들었어요. 아이러니컬하기도 한 게 나는 너무 힘든데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 고민도 들고. 그런데 이렇게 살라고 상도 주고.
 

이현 : 소설을 쓰려면 시간의 뭉텅이가 필요한데 그걸 사람들이 모른다는 것. 다른 직업을 쓰려는 사람들이 소설을 한번 쓰려고 하고 그런걸 볼 때 저분들이 소설 쓰는 게 뭔지 알고 시작을 할까 하면서 말리고도 싶고 한편으론 한번 써봐라. 멋있는 거 같지 하는 마음이 솔직히 들기도 해요. 그런데 시간의 뭉텅이를 혼자 보낸다는 거. 벽이랑 나랑만 있다는 거. 저도 김연수 작가님처럼 고독은 그런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비자발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 없어요. 애를 둘을 키우다 보니깐. 너무너무 혼자 있는 시간이 절실한 거예요. 태어나서 이렇게 절실해 본 적이 없었어요. 소설가가 되고 처음으로 나한테 소설이 이렇게 절실했구나. 그동안 고통스럽다고 말했던 소설가의 고독이 사실은 내가 그거 없으면 못사는 사람이었구나 라는 걸 처음으로 느낀 것 같아요.
 

이현 : SNS로 질문을 받았어요. 어떤 분이 김연수 작가님에게 사인을 받았는데요. '기적을 기다리며'라고 쓰셨대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그분이 그렇었는데요. 작가님은 기적을 믿는지? 그리고 작가님이 생각하고 소망하는 기적은 무엇인지?
 
김연수 : 제가 기적을 믿기에는 이제 나이가 좀 들어서.(웃음) 기적을 믿기는 해요. 그런데 우리는 못 봐요. 우리의 아들이나 손자 때쯤이 되면. 우리가 원하는 일은 대게 늦게 일어나는 것 같아요. 지금 당장 뭔가 일어날 거라는 걸 믿지는 않죠. 그런데 그렇게 우리 할아버지나 그 때의 사람들이 원했던 건 지금 이뤄지고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 뭐가 기적이지 하는 생각도 들어요. 팟캐스트 이런 것도 기적인가? 할아버지가 꿈꿨던 기적일지도.(웃음)
 

허희 : 김연수 작가님의 『우리가 보낸 순간』입니다. 부제가 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이에요.
 
이현 : 독해요.(웃음) 그분은 그런 분이잖아요.
 
허희 : 작가님의 작가적 열정에 존경을 표하면서 골랐습니다. 『우리가 보낸 순간』이라는 산문집은 어떤 책들의 구절을 인용하고 거기에 대해서 작가님이 짤막한 코멘트를 붙이는 책이에요. 여기에 '책을 내면서'라고 맨 뒷부분에 날 마다 글을 쓴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에세이를 쓰셨어요. 그 중의 마지막 문단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므로 쓰라 재능으로 쓰지 말고 재능이 생길 때까지 쓰라. 작가로서 쓰지 말고 작가가 되기 위해서 쓰라. 비난하고 좌절하기 위해서 쓰지 말고 기뻐하고 만족하기 위해서 쓰라. 고통 없이 중단 없이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세계 안에서 지금 당장 원하는 그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날마다 쓰라."
 
이현 : 저 소름 끼쳤어요. 요즘 못쓰고 있기 때문에. 날마다 쓰라는 명령이... 쓰고 싶은 마음이 불끈 들게 하는 문장들입니다.
 
허희 : 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이 어떤 삶일까? 물론 저도 매일 뭐든 조금씩은 읽고 있지만 매일 쓰지는 못하는 것 같거든요. 정말 이렇게 책을 손에서 때지 않고 산다는 것이 어떤 삶일까 저는 상상만해도 힘겹더라고요.
 
이현 : 다시 생각해보면 직장인의 삶이 아닌가 싶어요. 많은 직장인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혹은 토요일까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잖아요. 너무나 당연하게. 저는 김연수 작가님을 비롯한 많은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직장인으로서의 소설가를 지향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어떤 면에서 바람직한 변화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사실 우리가 그 전에는 쓴다는 것은 낭만적인 무엇인가, 우리가 관장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인 것처럼 이야기될 때도 많았잖아요. 그러나 김연수 작가가 날마다 읽고 쓰라고 할 때는 마치 하루키가 날마다 달려라, 날마다 쓰라는 그런 느낌. 열심히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 왜냐하면 우리는 천재가 아니니깐요... 
 
* 본문은 오디오에서 발취한 내용임을 밝힙니다.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
taejin107@kyobobook.co.kr
 ************ 끝
 
 나는글을 쓰고 싶은데 이야기를 곧잘 쓰지 못한다. 사실 핑계인 걸 아는데.
요즘 이영도의 퓨쳐워커를 읽는다. 5권까지 읽었는데 죽음에 관한 짧은 말이 나온다.
죽음 자체가 슬픈 게 아니라 남겨진 삶이 슬픈 거라고 했다.
나는 평소에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사는데, 책에 나온 말이 내가 평소에
하던 생각과 닮아있어서 놀랬다.
죽지 못하는 삶이란 얼마나 힘들고 지치는 삶일까.
적어도 인간이라면,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생에 있어 영원함은 끔찍한 저주라고 생각한다.
생은 유한하기 때문에 완벽하고 온전하다.
책에 시간의 관념? 여하튼 시간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지루한 건 시간이 멈춰 있기 때문에 지루하다? 기억이 잘 안나는데 비슷하게 적혀 있었다.
 시간이 멈춰있다… 영원은 멈춘 시간과 닮았다. 사람은 태어나 과거를 쌓아간다. 쌓인 과거를 통해 현재를 구성하고 미래는 끊임없이 다가와 현재를 이룬다. 지루함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 계속되는 거 아닐까. 같은 상황이 이어져서 똑같은 사건이 계속 쌓여서 기억하기 때문에 지루한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질문. 날마다 쓰는 일기는 글일까? 난 아직 일기와 이야기 글은 다르다고 믿는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Thank you for the reply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