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9일

제주도 이동학습 기행문 - 국어 수행평가


 1200자 이상, 사진 포함, 문법 맞춤법.
 2013년 05월 09일까지 담당선생님 이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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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후기는 언젠가 제대로 올릴게요..^^; 이건 보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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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제주도 기행문
 내가 다니는 태봉고등학교에서는 매년 모든 학년이 이동학습을 간다. 이것은 학교 정규 수업과정에 포함되는 것으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모든 학생들이 참여해야 하는 수업이다. 가는 곳은 학년마다 다른데 1학년은 제주도로 도보를, 2학년은 네팔로 해외 이동학습을, 3학년은 학생의 진로에 따라 직업체험을 다녀오는 식이다. 참고로 3학년 학생들은 자신이 방문할 현장이나 도와줄 사람 등 체험에 필요한 준비를 스스로 해야 한다. 물론 이동학습은 1년에 한 번만 있는 게 아니고 2학기에도 지리산으로 등산을 가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한다. 지금은 우선 내가 7박 8일간 제주도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겠다.
 나는 제주도에 가기 전에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웠다.

    - 덜 먹기      - 덜 쓰기      - 책 읽기      - 글쓰기

 이 중에서 특히 책읽기와 글쓰기는 제주도에 가기 전부터 계속 밀려 있던 일들이라 제주도에서 꼭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그 일들을 충분히 할 거라 생각했다. 오, 맙소사. 그런데 나는 나를 너무 맹신했거나 아니면 제주도에서의 도보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 사실대로 고백하는데 나는 저 중에서 단 한 가지도 제대로 지키지도, 하지도 못 했다. 그리고… 기행문을 쓰는 지금도 밀려 있다. ㅠㅠ 점점 일이 밀리고 쌓이니 압박감이 생겨 더 일을 피하게 되는 듯하다. 다시 열심히 하자고 마음을 바로 잡아본다.

 1학년들은 4월 25일에 출발했다. 출발한 날이 목요일이라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 전 주에 집에서 짐을 꾸려왔다. 나는 짐을 최대한 줄이려고 엄마가 가져가라고 했던 50L ~ 60L 크기의 큰 배낭 대신 40L정도 되는 작은 배낭을 가져갔다. 물론 그 가방도 큰 가방이긴 했는데 제주도에 가서 조금 더 큰 가방을 가져올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나는 가방을 여유 없이 꾸렸는데, 그 덕분인지 나중에 기념품 같은 걸로 짐이 더 생겼을 때 넣을 곳이 없어 많이 곤란했던 기억이 난다. 음, 그래도 큰 가방을 가졌더라면 제주도에 다녀와서 집에 가져갈 때 정말 힘들었을 거라며 스스로 위로했다. (실제로 그 작은 가방을 가져가는데도 힘이 들었다)

 25일 저녁에 강당에 모여 간단한 주의사항을 들은 후 우리를 삼천포항으로 실어다 줄 버스를 타러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갔다. 버스는 보통 단체 관광을 할 때 대절하는 약 40인승 크기의 버스였다. 알다시피 우리 학교 학생은 인원이 적어 같이 가는 선생님을 합쳐도 예순 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버스를 두 대만 대절하고 한 반을 둘로 나눠서 탔는데 2반은 1호 버스, 3반은 2호 버스 그리고 1반은 남녀로 나뉘어 여학생은 1호, 남학생은 2호 차를 탔다.
 우리는 삼천포항에서 제주도로 출발하는 마지막 배를 탔다. 배 이름은 제주월드 페리호로 저녁 10시쯤에 출발해서 다음 날 아침 7시쯤에 도착하는 배였다. 나는 제주도에 가는 것도 큰 배를 타본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배가 생각보다 많이 흔들리지 않아 특별히 멀미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배는 제주도 항구에 들어섰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배가 항구에 도착하기 한 시간쯤 전에 일어나 이불도 개고 짐도 챙기며 제주도를 걸을 준비를 했다. 제주도는 아직 봄이라서 그런지 생각만큼 따뜻하지는 않았다. 쉴 새 없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생각하면 오히려 추운 편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선착장에 내려 큰 짐을 차에 실어놓는 대로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이 때부터 우리는 걷기를 시작했는데 식당은 항구에서 무려 한 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있었다.
 밥을 먹고 다시 걸었다. 첫 날은 다른 날에 비해 꽤 자주 쉬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가장 처음으로 휴식을 가진 곳은 용두암이 보이는 관광지였는데 관광지답게 사람도 많았고 기념품 가게도 몇 보였다. 나는 사진을 찍고 짬을 내어 기념품 가게에서 제주도 엽서를 두 갑 샀다. 제주도 엽서는 저번에 산 경복궁 엽서에 비해 매우 쌌다.
 점심을 먹고 식당 옆에 있던 큰 빵집(명당양과 내도점)을 구경하고 빵을 사 먹었다. 직접 만들었다는 쑥 양갱도 팔아서 빵과 같이 샀는데 쑥으로 만든 양갱은 처음 먹어본 거라 무지 색달랐다. (맛있었다)
 저녁에 숙소에 도착했다. 첫 날 숙소는 곽지어촌계였다. 일찍 도착해서 짐을 정리하고 오전에 산 엽서로 편지도 썼다. 저녁시간엔 일정 중 유일하게 강의를 들었는데 제주에서 학교를 안 다니는 청소년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는 변진현 선생님이 오셔서 이야기를 나눴다(강의라고 해봤자 특정 주제를 가지고 한 건 아니고 제주도의 역사나 사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 분은 마지막 날 밤에도 오셔서 이번에는 원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는 선생님이 오셨다는 걸 뒤늦게 알아서 대화에 늦게 참여했다. 마지막 날은 과자파티를 했는데 과자를 다 먹고 나리 생일이 4일이라 나리 생일도 깜짝 축하 해주고 방으로 돌아갈 때 알아서 선생님이 계신 바깥으로 뛰어간 기억이 난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우리는 걸은 지 4일째 되던 날 한라산으로 등산을 가는 계획이 잡혀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날 한라산에 구름이 끼어 등산을 하지 못하고 하산해야 했다. 실제로 등산로 밑의 영실주차장에 도착했을 때엔 안개가 자욱하고 솜털처럼 내리던 봄비가 갑자기 소낙비로 변해 내리는 등 등산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한라산 등산을 하는 대신 한라 생태 숲이라는 곳엘 갔다. 그 곳을 개인별로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으로 김밥을 먹고 이번에는 4·3평화공원에 갔다. 4·3 평화공원은 제주도에서 4월 3일에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공원·박물관으로 우리는 박물관에서 짧은 홍보영상을 본 후 박물관을 자유 관람했다. 요즘 들어 예산이 부족해 운영이 힘들다고 하던데 부디 잘잘 운영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도보 중에 새로 몇 가지 다짐을 했는데, 첫째는 차를 이용하지 않고 내 힘으로 완주하는 것이었고 둘째는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무리)를 지키는 거였고 마지막은 파스를 사용하지 않는 거였는데 다행스럽게도 이 세 가지는 도보를 하는 내내 지킬 수 있었다. 짝짝짝!

 우리는 마지막 일정으로 우도를 걸었다. 30일 오후에 성산항에서 우도로 가는 배를 탔다. 첫 날은 우도에 들어가 쉬는 시간을 가졌고 그 다음 날에 우도 전체를 걸었다. 평소에는 하루에 20km를 기본으로 걸었는데 우도에선 하루 종일 12km를 걸어서 무지 느긋하게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오후에는 일정을 일찍 끝내서 나는 숙소에서 나와 안 가본 길을 걸었다. 숙소에서 항구를 지나 계속 갔는데 알고 보니 그 곳은 사람이 정말 많은 관광지였다. 그 곳에서 스무디도 사 먹고 미리 알아본 가게를 찾아갔다. 그 가게는 펜션 겸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스무디를 사 먹은 해변에서 10정도 더 걸어가면 나오는 거리에 있었다. 나 혼자서 나갔는데 혼자 가니 주위 구경도 많이 하고 조용해서 순간을 즐길 수 있었다. 혹시 제주도에 간다면 꼭 혼자서 걸어 보기를 권하고 싶다(특히 자기 성찰 등을 하러 가는 사람에게 더 추천한다). 가게에 도착했다. 가게 안을 둘러보며 소라 양초를 살지 커피 비누를 살지 방향제를 살지 고민하다 소라 양초 2개 포장되어 있는 것을 샀다. 앉아서 직접 만든 한라봉 머핀과 땅콩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가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 일찍 나간 게 아쉬웠다. 숙소 부근에 도착하니 아직 저녁시간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아있었다. 머핀은 달걀 냄새가 나서 조금 아쉬웠는데 땅콩 아이스크림은 정말 잘 만들었더라. 혹시 궁금해 할 사람이 있을까봐 이름을 적어 놓는다. 뽀요요(Poyoyo) 카페라고 검색하면 지도 나온다. 우도 천진항과 단괴해수욕장(하우목동항에서 오른쪽 길) 사이에 있고 천진항에서 가면 오분, 하우목동항에서 가면 삼십분에서 사십분 정도 걸린다.

 힘들었는데도 별 탈 없이 완주한 1학년 학생들, 선생님들이랑 ‘안 다치고 잘 다녀온‘(떠나기 전 내 다짐이었다 ^^;) 나까지. 모두들 정말 고생 많이 했고 대단하다ㅠㅠㅠ 


  여담으로 약 십여 일 동안 과자를 만들지 못한 나는 집에 돌아가서 과자를 엄청 구웠다는 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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