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글-130311
새하얀 가루가 날개달린 춤을 춘다. 여러 색깔의 가루도 함께 달리기 경주를 벌이듯 시작했던 곳을 벗어난다. 시계초 돌아가는 소리, 물체가 부딪히는 소리, 여러가지 소리가 공기를 타고 와 귓가를 멤돈다.
조금 서두르는 듯 하면서도 신중하게, 정렬된 동작이 이어진다. 잠시, 행동이 멈추었다. 유심히 들여다 보고 기억을 더듬었다. 무언가 잘못되었는지 짧게 혀를 찬다. 인상을 찌푸린다. 이리저릴 왔다가며 한숨을 내쉰다. 다시 작업을 시작한다. 제자리에 도착하지 못한 방울이 갈 곳을 잃고 주위를 방황한다. 이내 아래로 떨어진다. 방황한 방울에 아랑곳하지 않고 동작은 여전히 계속된다. 조심스럽고, 또 차분하게. 계속해서 여러가지 동작이 이어지고 마지막 동작을 끝냈다.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작업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책장에서 책을 꺼내고, 물을 끓이고, 앉아서 책을 펼친다. 물이 끓기 시작하며 활발한 소리가 들린다. 눈동자를 따라 입모양을 움직인다. 잠시 여유를 가진다. 휴식을 취한다. 잠시 후, 새로운 작업이 시작된다.
시계초 돌아가는 소리는 멈췄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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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for the reply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