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4일

20140204 Today's diary



시간 참 빠르다.
벌써 2월. 요즘은 '어메이징 그래비티'라는 책을 읽고 있다.
궁리 출판사에서 나온 책인데 이름은 여러 번 들어 봤다가 이번에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빌렸다.
한국에서 이런 그래픽 노블 교양서가 나오다니!ㅠ..ㅠㅜ.... 감격이다.
사실 한겨레에서 궁리 출판사 소개한 기사를 봤을 때는 이 책이 외국 서적을 번역한 번역서인 줄 알았다. 그래서 한국 저자가 썼다고 되 있는 걸 봤을 때 많이 놀랬다.



요즘 하루에 두 번씩은 하늘을 쳐다본다.
볼 때마다 달라지는 하늘이 정말 좋다.

밀양 희망버스 갔을 때, 동화전이라는 마을에서 하룻 밤 지냈는데
문화제 끝나고 밤 늦게 도착한 그곳의 밤 하늘이 너무 예뻤다
그곳 풍경은 마치 네팔에서 내가 살았던 곳과 닮은..
별이 촘촘이 박혀있어. 조용하고. 가로등 몇 개. 앞 길이 잘 보이지 않는 곳.
...별들 끝자락에 새빨간 송전탑 빛이 반짝이는 게 슬프다.
산들 사이로 대기하던 경찰들의 하얀 랜턴 불빛도 나를 슬프게 한다.
새벽에 산을 오르며 군데군데 보이던 쓰레기도, 버려진 철제 의자도, 달이 지고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송전탑도.

그 많던 경찰들과. 없는 사람들과. 지친 이장님 집 앞의 경찰차.
경찰들은 사람들을 막고, 사람들의 화를 받고 받고..
많은 게 잘못되었는데
이걸 어떻게 고치면 좋을까

정말로 소모적인 줄다리기
시간은 흐르고 사람들은 길 터주길 기다린다
기다린다고 길은 터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화를 내고 힘을 쓰는 걸 수도 있다
경찰에게는 많은 인력과 지원과 거대 언론사와 장비와 물품..

지키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
특히나 밀양의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 드셨고 9년동안 이어진 끝이 없어 보이는
이 일들에 지치셨을 테다
9년동안 매일같이. 오늘도 내일도 새벽부터 산을 오르실텐데
어떤 사람이 지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지쳐버린 사람들을 원망할 수 없다
나는 그렇다
경찰도 지쳐 포기한 사람들도 원망할 수가 없다
내 일이 아니라서 그렇겠지

나는 너무 바보같다.

너무 죄송하다.

..




설날에 가족들이랑 다 같이 겨울왕국을 보고 왔다
다 같이 영화 보는 거 너무 오랜만이라 즐거웠다
설날인데도 사람이 많아서 놀랬는데 영화 너무 재밌었다
언니랑 같이 봐서 더 슬펐다 으윽..
디즈니가 왠일로 이런 영화를 만들었나 싶기도 하고..!ㅎㅎ
그림도 노래도 이야기도 다 좋았어!
같이 영화 보러 간 어른들은 별로 안 좋아하셔서 아쉬웠다.


설에 오랜만에 사촌들 만났는데
예전에 비해 많이 어색.
앞으로 점점 더 어색해 질거라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다.
친가에는 사촌오빠가 한 명 있는데
작년에 뉴질랜드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어서 추석때도 못 봤다.
음.. 겨울에 한국에 왔댔는데 설에는 인도에 봉사갔다고 했던가.. 인도가 아니던가.
여하튼 어디에 갔다고 했다. 그리고 열살 정도 차이나는 조카들은 삼촌 두 분이 모두 아프셔서 못 왔다. (독감이랑 수두 걸리셨다고 하는데 이야기가 웃겨서 조금 웃어버렸다. 두 분 모두 무사히 나으시길 빈다)

외가 쪽에는 내 아래 위로 다섯 명 정도 친척이 있다.
외가 사람들은 자주 안 만나서 어색하다. 부모님들도 연락 잘 안 하거든.

서로 점점 몰라지는 게 안타깝고 낯설고.


외가의 동생 중 올해 중학교 3학년 되는 애가 있는데 요즘 고등학교 진학때문에 고민이 많아 보였다. 오늘 편지랑 학교 소식지랑 보냈는데 잘 받아 보면 좋겠네.



오늘 입춘인데 너무 추웠다.
이제 이쁜 겨울 밤하늘 별들과 이별해야 하는 게 아쉽다.
더 자주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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